지난해 여름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해안에서 침몰한 호화요트 베이지언호의 인양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사고 원인 규명의 실마리가 풀릴지 주목됩니다.

당시 사고로 '영국의 빌 게이츠'로 불렸던 오토노미 창업가 마이크 린치와 그의 18세 딸 해나를 포함해 7명이 숨졌습니다.

현지시간 22일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전날 수면 위로 인양된 베이지언호는 이날 시칠리아섬 북부 팔레르모시의 테르미니 이메레세 항구로 옮겨졌습니다.

선체를 특수 받침대에 거치하는 작업이 완료되면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전장 56ｍ의 베이지언호는 사고 당시 시속 130㎞가 넘는 강풍에 단 15초 만에 옆으로 전도된 뒤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탈리아 수사당국은 인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 중입니다.

당국은 사고 당시 인근의 다른 선박들은 강한 폭풍에도 침몰하지 않고 바다 위에 떠 있었던 점을 들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요트 내부의 방수 금고에 보관된 것으로 알려진 하드 드라이브에 어떤 정보가 담겼는지도 관심사입니다.

미국 CNN은 이 하드 드라이브에 러시아·중국 등 외국 정부가 관심을 가질만한 민감 정보가 담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영국 정보기술(IT) 업계 거물 린치는 생전에 자신이 설립한 사이버 보안업체 다크트레이스 등 여러 회사를 통해 미국, 영국 정보기관과 관계를 맺었습니다.

사고 생존자들은 린치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신뢰하지 않는다"며 요트 항해를 할 때마다 데이터 저장장치를 요트 내부에 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린치 아내 회사 소유의 베이지언호는 지난해 8월 19일 새벽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시 포르티첼로 항구에서 약 700ｍ 떨어진 해역에서 정박 중 침몰했습니다.

탑승객 22명(승객 12명·승무원 10명) 중 린치의 아내와 한 살배기 아기를 포함해 15명만이 구조됐습니다.

탑승객들은 린치가 2011년 미국 휼렛패커드(HP)에 오토노미를 110억 달러(약 14조 7천억 원)에 매각할 당시, 기업 가치를 부풀렸다는 사기 혐의에서 벗어난 것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었습니다.

린치는 무죄 판결을 기념하기 위해 자신과 함께 법정에서 싸워준 이들을 호화요트 여행에 초대했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영국 #요트침몰 #인양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이성섭(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