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연합뉴스 제공][연합뉴스 제공]


한화그룹과 DL그룹이 합작해 설립한 여천NCC가 이달 말 운영 자금 부족에 따른 부도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공동 대주주인 한화그룹과 DL그룹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한화그룹은 추가 자금 지원을, 또 다른 대주주인 DL그룹은 추가 자금 지원에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전해져 양 그룹의 타협점 도출 여부가 여천NCC 회생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9일) 석유화학업계와 IB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최근 석유화학 업황 악화에 따른 적자와 재무구조 악화로 이달 말까지 3,100억원의 자금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회사채 발행과 대출이 불가능해지면서 이달 21일까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다고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들은 전했습니다.

여천NCC는 1999년 4월 한화그룹과 DL그룹이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한화솔루션(옛 한화석유화학)과 DL케미칼(옛 대림산업)이 지분 50%씩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천NCC는 국내 에틸렌 생산 능력 3위 기업으로 연간 3천억원에서 1조원대의 이익을 내던 회사였습니다. 그러다 2020년대부터 본격화한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여천NCC는 어제(8일)부터 전남 여수 3공장 가동 중단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공동 대주주인 한화그룹은 추가 지원을 통해서라도 여천NCC의 디폴트는 막자는 입장입니다.

신규 자금 지원과 생산량 감축 등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여천NCC를 회생시키겠다는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말 이사회에서 여천NCC에 대한 1,5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대여를 승인했습니다.

하지만 여천NCC의 50%의 지분을 보유한 DL그룹이 추가 지원에는 부정적인 입장으로 알려져 지원 승인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합작 계약에 따라 증자 또는 자금 대여는 한쪽 주주 단독으로 불가능해 여천NCC 이사회 승인이 필수적인데 현재 여천NCC 이사진 중 DL이 지명한 이사들이 자금지원을 반대해 1,500억원 지원도 어렵다는 것이 한화그룹 측의 주장입니다.

한화그룹은 "주주사들이 각각 1,500억원씩 자금을 지원하고, 산업은행 외화 보증 재개 및 자산 유동화 담보대출 등으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8월 디폴트 위험을 피하고 연말까지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며 "DL도 여천NCC 주주사로서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해 정상화하는데 동참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DL그룹 측은 자금지원 거부는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올해 초 DL그룹은 여천NCC의 시황 악화를 고려해 한화그룹과 함께 각각 1천억원 증자를 했는데 3개월이 지나자마자 여천NCC가 1,500억원 증자(또는 대여)를 추가로 요청했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DL그룹은 현재 여천NCC의 경영 상황 파악이 시급해 한화그룹 측과 공동 TFT를 구성해 문제 해결을 위한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DL그룹은 "대주주의 책임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여천NCC의 정확한 경영 상황 판단도 없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돈을 지원하기 전에 현금흐름은 왜 안 좋아진 것인지, 자구책은 얼마나 실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한화 #DL #여천NCC #석유화학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배진솔(sincere@yna.co.kr)

당신이 담은 순간이 뉴스입니다!

ⓒ연합뉴스TV,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