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소비 쿠폰이나 국민 현금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내수 침체와 소비 위축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한 긴급처방인데, 막대한 재정과 실효성 논란은 공통의 고민입니다.

강은나래 기자입니다.

[기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집회 현장.

치솟는 외식비와 내수 침체, 세금 인상 등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2022년 안와르 정권 출범 후 최대 규모 반정부 시위로 폭발했습니다.

<누르 샤히라 레만/말레이시아 대학생> "총리가 판매·서비스세를 부과하고 전기 요금도 인상했습니다. 음식값이 더 비싸질 수 있는 거죠. 지금도 반찬 하나에 아이스티를 사면 최소 10링깃(한국 돈 3,270~3,290원)이 들어요."

결국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달 31일부터 18세 이상 모든 성인에게 100링깃, 한화 약 3만2천원의 현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퇴진 압박에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온갖 대책에도 생계비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싱가포르도 지난달 22일부터 침체한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21~59세 국민 300만 명에게 우리 돈 65만원 상당의 소비쿠폰을 나눠주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60세 이상 고령층에도 1인당 약 86만 원 어치의 바우처가 지급됐습니다.

<로렌스 웡/싱가포르 총리> "쿠폰을 받는 모든 가게에서 쓸 수 있습니다. 절반은 지정된 슈퍼마켓에서 나머지 절반은 동네 상점이나 노점에서…."

중국은 지난해부터 낡은 제품을 새 것으로 바꾸는 '이구환신' 정책으로 소비재 교체 보조금과 디지털 쿠폰 등을 대량으로 풀었습니다.

올해도 지역별로 특색있는 소비쿠폰 배포에 힘쓰고 있습니다.

<주 루이신 / 중국인 영화 관람객> "영화 '장안의 리치'를 보러 왔는데 할인 쿠폰을 받아서 1인당 20위안(한화 약 3,860원)을 아낄 수 있었어요. 프로모션 정말 후해서 오기로 결심했습니다."

다만, 로이터 통신은 쿠폰 정책이 작년 중국의 소비성장을 약 1%포인트(p) 끌어올리는데 그쳤다며, 3천억 위안, 한화 약 58조원을 투입한 결과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러한 내수 단기 부양책의 실효성을 놓고 갈등도 나타납니다.

앞서 대만 입법원은 야당 주도로 1인당 약 46만원의 내수 부양용 현금 지급안을 통과시켰지만, 지난달 31일 행정원이 예산 부담과 절차 위반 등을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위헌 심사를 요청해 제동이 걸렸습니다.

고관세 정책으로 수출 비중이 큰 아시아 국가들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미국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고관세 역풍에 내수 위축 우려가 커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수입을 국민 일부에 나눠주는 방안을 언급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국민에게 (관세 수입) 배당이나 분배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중산층과 저소득층에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겠습니다."

치솟는 생활비와 소비 부진 속에 '현금 살포'에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내수 시장은 세계 여러 나라의 공통 숙제입니다.

연합뉴스TV 강은나래입니다.

[영상편집 김은채]

[그래픽 심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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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나래(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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