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울산에서 지난 8일 우수관이 파손되면서 도심 한복판 도로 일부가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알고 보니 파손된 우수관은 관망도에 없는, 이른바 '유령 배관'이었는데요.

매설 시기가 오래돼 전산 자료에 없는 경우가 있어 안전 사각지대가 생겼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전동흔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왕복 6차선 도로 한쪽이 움푹 꺼져 있고, 그 속이 훤히 보입니다.

도로 밑에 묻혀 있던 우수관에 누수가 생기면서 흙을 파냈고, 아스팔트를 받치던 흙이 사라지자, 무게를 견디지 못한 도로가 가라앉았습니다.

문제가 된 우수관은 노후가 돼 삭아 있었던 상태였는데, 알고 보니 이 배관은 관망도에도 없는, 이른바 '유령 배관'이었습니다.

울산에선 1990년대 말~2000년대 초에 하수관로 전산화 작업을 했는데, 그 이전에 매설된 배관은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있어 당시 현장을 육안으로 조사해 입력하다 보니 일부가 누락된 겁니다.

<정원식 / 울산광역시 남구청 하수2계장> "육안 조사 용역할 때 현장 조사에서 깊이라든지 관 재질 같은 거는 확인이 가능하죠. 근데 현장 조사를 하다 보니까 뭐 누락된 거는 있을 수는 있어요."

울산시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20년 이상 된 노후 배관 534㎞를 점검했고 이 중 187㎞를 정비 대상으로 지정했는데 이번 배관의 경우 관망도에 없다 보니 점검 대상에도 빠졌습니다.

이처럼 안전 사각지대에 방치된 배관이 얼마나 되는지 일일이 확인하려면 많은 인력과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이호 / 사단법인 한국지하안전협회장> "하수 관망도에 없는 노후 배관이 많죠. 그러니까 어느 정도인지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고 그리고 관망도에 없다는 것은 그만큼 오래됐다는 거잖아요. 하수관이나 우수관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 파열된 다음에밖에 알 수가 없다는 거죠."

울산시청이 2017년부터 지표투과레이더를 통해 싱크홀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 곳을 찾아내는 지반 탐사를 벌이고 있지만 용역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관망도와 일일이 대조하진 않아 숨은 배관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고가 난 뒤에야 존재가 드러나는 '유령 배관'은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싱크홀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연합뉴스TV 전동흔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엽]

#싱크홀 #울산 #땅꺼짐 #남구 #수암로 #포트홀 #유령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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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흔(e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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