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일(15일)은 제80주년 광복절입니다.

애국지사들에 대한 고마움을 되새기게 되는 날이기도 한데요.

하지만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씁쓸한 말이 있을 정도로 유공자 후손들의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집안 전체가 독립운동에 뛰어들었지만 가난을 물려받을 수 밖에 없었던 유관순 열사의 친조카를 김선홍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유장부 옹은 1919년 3월 천안 아우내 장터에서 만세운동을 했던 유관순 열사의 친조카 입니다.

태어나기 전에 순국한 고모를 직접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3.1운동 당시 열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유장부 / 유관순 열사 조카> "아주 당차고 대단했다고 그러더라고요. 만세하러 나오라고 통보하고 다니는데… 동네 들어가면 문을 열고 젊은 처녀가 와가지고, 노인네 사랑방에 들어가서 "어르신 만세 부르러 나와 달라"고…"

유 옹의 가족 중 독립운동을 한 공훈으로 건국훈장을 받은 사람은 유관순 열사를 포함해 모두 8분입니다.

집안 전체가 독립운동에 뛰어들면서 가세는 완전히 기울었습니다.

해방 직후 많은 유력가문에서 찾아와 독립운동을 도와준 것처럼 인증해주면 돈을 주겠다고 유혹했지만 전부 뿌리쳤습니다.

<유장부 / 유관순 열사 조카> "말 한마디만 해주면 집도 나오고, 못도 나오고, 막 나오는데 그런 걸 다 거절하는 바람에 가난하게 살았어요."

하지만 올곧은 집안 내력이 가난까지 해결해주진 못했습니다.

유 옹은 지난해까지 광복회관 건물 청소를 하며 받는 월 100만원으로 생계를 유지했는데, 지금은 그나마도 없어 후원금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때 집안을 원망하기도 했지만, 광복 80주년을 맞아 100여년 전 관순 고모처럼 만세를 외친 유 옹은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유장부 / 유관순 열사 조카> "뭐 날아가는 것 같아서요, 기분이요. 참 저를 그렇게 대접해줘서 얼마나 고마워요."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매달 지급되는 생활지원금은 30만원이 채 되지 않습니다.

독립운동의 숭고한 가치를 후대에 잘 이어가기 위해서 이들의 삶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연합뉴스TV 김선홍입니다.

[영상취재 신용희 송철홍]

[영상편집 이다인]

[그래픽 김형서]

#광복 #독립 #유관순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김선홍(redsun@yna.co.kr)

당신이 담은 순간이 뉴스입니다!

ⓒ연합뉴스TV,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좋아요

    0
  • 응원해요

    1
  • 후속 원해요

    0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