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잇슈] '낭만 한도 초과' 얼음 위 하룻밤…수달도 사는데, 이게 최선인가요?!
병풍 같은 절벽 아래 별천지, 알록달록 텐트촌이?!
빙(氷) 박(泊) : 얼음 위에서 숙박하다?
2025.02.08 경북 안동시 길안면
"여기는 주차장 아닌 주차장이 됐습니다. 해가 지기 전에 빙박 준비를 마치기 위해 서둘러 도착한 사람들로 차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습니다"
"한파 때만, 위험한 특성상 딱 즐길 수 있으니까 웬만하면 오게 되는 것 같아요"
"얼음 위에서 잔다는 게 신비롭기도 하고, 좀 짜릿한 것도 있는 것 같고요"
"되게 깊어요 지금. (깊이가 어느 정도 될까요?) 지금 40cm 넘는 것 같아요 (얼음 두께가?) 네 두께가. (어떻게 파셨어요?) 정으로 (정으로? 일일이 손으로 깨서?) 네네"
"여기 얼음 금이 가있는 곳을 보시면 단면이 보이죠? 두께가 최소 30~40cm 정도는 돼 보이는데요. 제가 이렇게 힘껏 뛰어봐도, 끄떡없이 꽁꽁 얼어있습니다"
최근 매서운 한파 속에 '이색 체험'으로 인기
그런데 빙박, 정말 괜찮은 걸까?!
"여기에는 소화기, 그리고 구명조끼가 비치돼 있습니다. 여름에 물놀이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지역이기 때문인데요. 야영이 엄밀하게 금지된 지역은 아니라고 하지만, 입구에는 '얼음이 깨질 우려가 있으니 들어가지 말라'는 현수막이 붙어있습니다. 진입로에도 이렇게 통행을 제한한다는 표시가 있습니다만 길을 막아놓은 시설은 따로 찾아볼 수 없습니다"
"(갑자기 깨질 걱정이나 이런 건 전혀 없다?) 그 정도 될 것 같으면 여기 사람이 이렇게 많이 모이는데 시에서 놔두겠어요?"
하지만 법령상 '금지구역' 아니라면 야영 및 취사가 가능한 탓에
지자체는 사실상 손 놓고 있는데...
"두께가 얇아지면 빠질 수 있으니까, 이런 식으로 좀 계도해서 좀 안 하시게 방향을 좀 유도하는 부분이 있는데…법적으로 뭘 하지 말라, 법적으로 안 된다, 이런 부분들은 없다 보니까…"
"이렇게 오는 것 자체가 안전불감증처럼 보일 수 있는데, 빙판이 두꺼워 보여서 괜찮은 것 같습니다…혹시나 빠지면 팔을 이렇게 대(大)자로 펴라고 하더라고요? (물속에서요?) 아니 빠지기 전에"
최근 대구의 한 하천에서 초등학생 숨져 매년 전국에서 '얼음 깨짐' 사고...
주의 필요한 이유는?!
"가장자리 쪽은 두껍게 얼었다 하더라도 깊은 쪽으로 갈 때는 얼음이 생각보다 얇게 얼었을 가능성도 있거든요…반드시 안전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좀 어렵고요…얼음에 빠졌을 때는 상당히 어렵거든요…한 번 깨진 얼음을 빠져나오려고 하면 얼음을 어쨌든 딛고 다시 나와야 하는데, 얼음이 연속적으로 깨지는 상황이라면..."
해가 지고...
"밤이 되니까 얼음판 위의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어가고 있습니다. 웅성웅성 하는 소리가 들리고 간간이 노랫소리도 들립니다"
날이 밝자 하나둘 떠나는 빙박족들
그런데, 이 많은 쓰레기는 다 어디로?!
"대다수의 빙박족들은 이렇게 각자의 지역에서 가져온 종량제 봉투에 쓰레기를 수거해서 되가져가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수거시설이 없어…곳곳엔?
"와... 여기는, 아예 하룻밤 빙박을 하면서 발생한 쓰레기들을 한데 모아놓고 그냥 떠나간 것으로 보입니다. 안에 페트병부터 시작해서..."
"쓰레기 불법 배출을 단속한다, CCTV로 촬영 중이다, 이런 현수막이 있습니다만, 이렇게 끊어진 채 방치돼 있습니다"
게다가, 2개뿐인 간이화장실은 눈 뜨고 못 볼 광경?!
"화장실이 너무 지저분해서, 화장실만 좀 깨끗하게 정리해 주면.. (화장실이 저기 보이는 저?) 저거하고 두 군데가 있는데, 너무 청소가 안 돼 있고 사람들이 막 쓰다 보니까 너무 지저분해서, 깨끗하게 정리만 해주면 참 여기 많이 올 건데…"
이곳은 수려한 경관에 수달 등 멸종위기 생물까지 서식해
환경부가 '자연생태우수마을'로 지정한 곳
'빙박 명소'로 입소문 탄 지 벌써 수년째지만 관리는 턱없이 부실한데,
안전사고 위험과 환경오염까지 '빙박의 낭만'이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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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재(fresha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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